바람이 살짝 불어올 때 느껴지는 공기의 결,
차 한 잔을 두 손에 쥐었을 때 전해지는 따뜻한 온기,
그 모든 순간엔 ‘온도’라는 감각이 스며 있어요.
우리말은 이 미묘한 감각까지도 섬세하고 정감 있게 표현할 수 있는 말들로 가득하답니다.
오늘은 밤볼 하게, 손끝과 마음끝에 닿는 온도의 우리말 표현들을 함께 느껴볼게요.
따뜻하다 – 온기와 정이 함께하는 말
'따뜻하다'는 단순히 물리적인 온도만이 아니에요.
마음까지 녹여주는 온기, 정이 있는 기운을 함께 담고 있어요.
🫖 겨울 아침, 따끈한 이불 속 공기처럼.
누군가의 다정한 말 한마디도 가슴속을 따뜻하게 데워줄 수 있죠.
뜨끈하다 – 깊고 묵직한 따뜻함
'뜨끈하다'는 몸 속 깊은 곳까지 데워주는 포근한 온도예요.
목욕탕 물, 갓 지은 밥, 돌솥의 열기 같은 진하고 진득한 따스함을 떠올리게 해요.
🍲 뜨끈한 국물 한 모금에 하루치 피로가 스르르 녹아내리는 기분.
겨울밤, 엄마가 끓여준 미역국에서 느낀 그 뜨끈한 온기를 기억해요.
훈훈하다 – 은근하고 기분 좋은 따스함
'훈훈하다'는 눈에 보이는 뜨거움보다, 은근히 감도는 따스함을 말해요.
기운도, 분위기도, 마음도 훈훈할 수 있답니다.
🌸 아랫목에 말린 수건을 꺼낼 때처럼,
사람 사이에도 훈훈한 온기가 스며들 때가 있어요.
서늘하다 – 가을바람처럼 기분 좋은 시원함
'서늘하다'는 차가운 기운이 있지만 기분을 상쾌하게 하는 느낌이에요.
가을바람, 새벽 공기처럼 몸을 스치는 서늘함은 오히려 마음을 맑게 해주기도 해요.
🍂 서늘한 바람은 계절의 경계를 알려주는 친절한 인사 같아요.
지난 가을, 나는 첫 서늘한 바람에 반팔 셔츠를 접어 넣었답니다.
오슬오슬하다 – 추위가 살짝 스미는 느낌
'오슬오슬하다'는 가볍게 떨리는 듯한 부드러운 추위를 뜻해요.
'으슬으슬하다' 보다 더 약하고 소곤소곤한 느낌이죠.
🌬️ 창문 틈새로 스며든 바람에 오슬오슬 몸을 웅크리게 되는 저녁.
뜨끈한 담요를 찾게 되는 그런 순간들이 있어요.
썰렁하다 – 휑하고 차가운, 어쩐지 외로운 냉기
'썰렁하다'는 단순히 차가운 공기뿐만 아니라, 공간이나 분위기까지 텅 빈 느낌을 주어요.
말 한마디, 표정 하나도 썰렁할 수 있지요.
🧣 사람 없는 버스 정류장의 공기처럼,
때로는 썰렁한 침묵이 마음을 덜컥하게 만들어요.
온도는 기억이에요, 말로 남기는 감각이에요
온도는 숫자가 아니라, 느낌이에요.
차가운 유리창에 손을 대던 순간, 뜨거운 호빵을 반으로 나눴던 기억,
서늘한 바람에 목도리를 둘러쌌던 아침.
그 모든 순간, 우리말은 온도의 감각을 섬세히 담아 남기게 해줘요.
오늘도 밤볼 하게, 감각을 닮은 우리말로 하루를 기록해요. ☁️
다음에는 계절을 닮은 우리말들도 함께 만나볼까요? 🌿